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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too much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많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문제란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발생한다.
자원의 부족, 식량 부족, 폐기물 과잉, 오존층 파괴까지...
인간의 수가 지금보다 훨씬 적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인데
그 일들은 갈수록 중대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말한다. 출산율이 너무 낮다고.

나는 그 말이 너무나 역겨워서 눈물이 나고 소리치고 싶고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그래, 출산율이 너무나 낮아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연령비례가 엉망이 되고
국민연금이 바닥나고, 산업인구가 부족해지고, 경제가 무너질테다.
그래서 내일도 물이 부족하고, 석유가 부족할테다.
세상 모두가 같은 고민에 빠지고 인류은 여전히 그 수효를 끊임없이 불릴 거다.

자신의 관점을, 시야를 어느 지점까지 잡느냐는 물론 개인의 문제다.
그렇지만 빤히 보이는 수치에만 집착하여 그 지점을 정하는 것은
너무도 이기적이고 멍청하지 않은가?
공공경제학에서 말하는 방목의 논리와 너무나 비슷하지 않은가?
목초와 물은 한정되어 있다. 개개인은 한 마리의 양을 더 키움으로써
더 많은 이득을 얻는다. 그러나 결국 물과 목초는 한정되어 있고
그 모든 양을 키울 환경을 부재한다.

당신들이 지금 떠들고 있는 것이 그것과 무엇이 다른데?
우리가 지금 양 한 마리를 더 키우지 않으면 큰일날거여요 하면서
모두의 물과 목초가 사라지는 건 우습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닌가.
중국의 인구가 불어나는 건, 인도의 인구가 늘어가는 건 무책임한데
우리는 경제를 위하여 출산율을 신경 써야 하는 건 대체 무슨 논린데?
대체 누구를 위한 건데?

세상에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물이 부족하고, 나무가 부족하고 심지어는 우습게도 연금이란 것이 부족하고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소와 돼지와 닭이 부족하다.
우리가 디디기에도, 우리가 편히 쉬기에도 사람이 너무 많다.
연금이 부족하고, 경제구조가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해도
그건 우리의 문제다. 지금도 인간은 너무나 많고 너무나 대책 없고
정말이지 무책임하다 싶게 과도히 많다.

인구 수가 부족해서 우리의 조그만 사회만이 세상 유일하게
서서히 망해간다면 나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싶다.
언제나 모든 것이 모자르다고 비명을 지르지만
왜 모자른 지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각자가 악을 써대면서 모두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날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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