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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우리들

문득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쉼없이 변하고자 했던 나는 어쩌면 그대로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쉽게 잊고, 후회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책임지지 않는 법을 배웠을 뿐.
덕분에 나는 더이상 아프고 괴롭지 않지만 더이상 행복하지도 설레지도 않는다.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잊어나갈까.
새로운 누군가, 새로운 무언가를 기억하기도 전에 모두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그래서 기억따위는 모두 사라지고 순간의 자극에만 반응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닐까.

무책임했던 어느 날을 떠올린다.
나의 무책임함의 희생자는 결국 나 대신 신을 택했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무책임함을 잊고 있다.
사실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단지 내가 무책임하다는 것만을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누군가 나 때문에 어떻게 되든 나는 살아간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도 나에게 무책임했을테고 역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우리 모두 살아있다.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그 무엇도 망쳐놓지 않기를, 자신의 삶도 타인의 삶도.
지루한 일상의 한 가운데에 기적 대신 의미를 놓을 수 있기를.


82	on my pace	Giverny	2008/05/25	397

81	우리들은 자란다 [2]	Giverny	2008/05/19	433

80	too much	Giverny	2008/05/19	270

79	사랑해 [1]	Giverny	2008/05/14	373

78	I'm sorry [4]	Giverny	2008/05/11	337

77	위로	Giverny	2008/05/10	282

	우리들	Giverny	2008/05/09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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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talk to the moon	Giverny	2008/05/01	304

72	어둠의 속도	Giverny	2008/04/27	301

71	every thing is done	Giverny	2008/04/20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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