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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사랑해

오랜만에 내 사진들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분명 우울했던 날들이었던 것 같은데 행복한 표정.
괜시리 지금의 나도 행복한 것 같아서 내내 웃으며 보았다.

이제는 기억나지 않을 것만 같은 누군가를 너무나 좋아했던 시절.
지금은 더이상 나를 그리워 하지 않을 누군가가 나를 너무나 좋아해주었던 시절.
그런 시절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는 살아가고
그런 시절들을 잊었기에 지금의 그들도 살아갈테고
그런 시절들과 무관하게 시간은 흐르고 나는 살아가고 사랑했나 보다.

내가 이런 표정도 지었었구나 싶었다.
네가 이런 말도 했었구나 싶었다.
내가 이런 사람들과 함께 했었구나 싶었다.
내가 이런 시간들을 보냈었구나 싶었다.

찬찬히 사진을 다 본 후 내 입에 머금어졌던 말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시간들을 함께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우울했었다고 기억하는 시간들 속에서조차 나를 웃게 해준 모든 당신들에게
어쨌거나 살아왔고 여전히 바둥거려도 이제는 그 바둥거림이 조금이나마
익숙해진 나에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지 않을 수 있을까.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지금은 몰라도 필시 지나보면 아름다웠을 이 세상에서.

그러니까 한 번 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조혜란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지 않을 수 있을까.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지금은 몰라도 필시 지나보면 아름다웠을 이 세상에서.

200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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