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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pas de droit de choisir

왠지 변신로보트를 선물 받고싶었던 어린이 날.
그리고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와 연휴가 끝나간다는 걸
잠시 잊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밤.

음악을 틀어놓고 가벼운 읽을 거리로 시간을 보내다가
너는 내 무릎을 베고 스르르 잠이 든다.
지금 이 바람은 내 마음을 여유롭게 해주려고
네게 기분 좋은 잠을 선물해주려고 부는 거야.

그렇지만 스물일곱은 사랑 이야기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다.
어쩌면 사랑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나 치열하고 어려운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이런 이야기들을 하지 않아.
그리고 나는 이제 이런 이야기들을 하지 못해.

한번 더 그리고 내가 어떤 이야기들을 해야하는지 알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잊어버리지 않으려면
언제나 말하고 적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아.
설사 거짓말일지라도 계속 반복하지 않으면 잊혀지고 말아.
그러니까 나는 계속 말할 거야.
지금의 내가 아니라 앞으로 내가 되어야 하는 모습을 말할 거야.
마치 지금의 내가 그렇다는 듯 거짓섞인 이야기일지라도
지금 거짓된 내가 시간이 흐른 후 진실될 수 있다면
나는 지금 거짓말을 해야만 해.

행복하냐고 물어도 나는 대답할 수 없어. 정말 모르고 있어 나는.
행복했었냐고 물어도 나는 대답할 수 없어. 나의 기억을 믿지 않아.

슬픈 것 같아, 사랑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건.
사랑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데도 살아가야 한다는 건.
그렇지만 그런 건 견딜 수 있는 것들.
정말 견딜 수 없는 건 언젠가 지금을 또 기억해야 한다는 것.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대 멋대로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그대 너무도 쉬운 세상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러니까 선택은 내가 아닌 그대가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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