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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1,2,3,4

1.
그러니까 이런 거다.
나는 강아지가 갖고 싶다.(사실 그럴리 없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개가 싫고, 개 키우는 사람에게도 묘한 편견이 있다.)
가까운데 있는 강아지 가게는 하나 혹은 두 개다.
다른 곳은 멀어서 가고 싶은 생각도 없고 어쩌면 갈 수 없는지도 모른다.
나는 강아지 가게에서 강아지를 본다.
내 마음에 드는 강아지는 그 중 몇 마리 정도다.
그 중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그렇지만 내가 그 중 어느 하나를 고르면 나는 그것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어떤 강아지는 마음에 들긴하지만 금방 후회할 거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가출을 잘 할 거 같은 강아지, 내가 금방 질려할 거 같은 강아지,
요컨대 내가 믿지 못할 강아지거나, 순간의 매력만을 지닌 강아지.
그래서 나는 고민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미 불안하므로 딱히 어느
하나를 고르지 못한다. 그렇지만 역시 하나 키우고 싶다.
이제 아무 강아지나 내게 달려오는 놈을 고르기로 마음 먹는다.
그런데 막상 내게 달려오는 강아지는 내 마음에 드는 강아지가 아니다.
그리고 내 마음에 들었던 강아지 중에서 어떤 놈이 내 앞으로 달려와도
갑자기 그 놈이 싫어지곤 한다. 그냥 볼 때는 몰랐는데 막상 달려오면
나를 불안케하는 어떤 점이 감지된다.
정말이지 딱 마음에 드는 놈은 없다.
그냥 아무 놈이나 고르고 싶어도 역시 불안하다.
나는 계속 어떤 놈이 달려오기를 기다린다.
분명히 달려와주었으면 하는 놈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런 놈들이 달려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내 마음에 적당히 드는 놈을 안아 올려도 나를 물거나 도망가 버린다.
그렇지만 내가 어느 한 놈을 안고 나설 수 있게 된다면
그 한 놈은 내게 특별해진다. 절대적으로 특별해진다.
그 전까지는 특별하지 않았고, 그저 마지못해 골라낸 하나지만
내게 오는 순간 유일하고 절대적인 하나가 된다.
이제는 제발 한 놈을 안아올리고는 집에 가고 싶다.

관계설정에 있어서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지만
어쨌든 지금 내 상황을 아주 명확히 설명해주는 비유.

2.
비밀이 많은 인간은, 혹은 비밀스럽게 구는 인간은
보통은 말할 수 없을만큼 부끄럽게 살아가거나
괜한 신비감을 조성하려 할 뿐.
그렇지만 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말이 많다고 안 부끄러운 인간은 아니다.

3.
원체 미래 따위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인간인데
과거를 차곡차곡 하나하나 정리해놓고 보니
현실과 갑자기 맞닥 뜨렸다.
내가 이렇게 못견뎌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현실에서 좀 꼬인다 싶으면 과거로 도망가고는 했는데
이제는 정말이지 돌아가기는 커녕 생각할 과거도 없다.

4.
역시 타인에 무심하고 무책임한 인간만이 행복할 수 있다는
나의 (비교적) 새로운 결론이 타당성을 얻어가고 있다.

원래 쓰고 싶은 이야기는 위의 두 가지였으나
역시 상관없는 두 개만 모아놓으면 이상해서 3,4번을 추가.
1번 글을 적고 하영씨에게 보여드렸는데 역시나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명확히 캐치.
내가 무슨 부끄러운 소리를 해도 곡해하지 않고
매번 정확히 내 진실만을 긍정적으로 이해해주는 하영씨가 너무 고맙다.
(그러나 학교에서 1년에 한두번 마주치는 사이 ㅡㅅㅡ)

기묜종	犬에 비유를 하다니...-_-	2006/12/11
안민영	2번 대공감!	2006/12/11
Giverny	기묜종// 그래서 관계설정이 부적절하다고 했잖아-_-;; 민영// 내가 부끄러운 놈이라는 거 ㅡ.ㅡ?	2006/12/11
민영	설마-첫 세줄. 그러고보니 4번도 명언.	2006/12/12
matsu	강아지♡를 미래 애칭으로 등극시키렴ㅋ	2006/12/14
Giverny	미친 ㅡㅅㅡ	2006/12/15
M	말할수 없을만큼 부끄럽게 산게 아니라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아서 포기한걸수도?	2011/03/11


278	never again	Giverny	2006/12/03	478

277	ever again	Giverny	2006/12/03	504

276	and the next [2]	Giverny	2006/12/03	493

275	something about me [1]	Giverny	2006/12/04	549

274	today [3]	Giverny	2006/12/06	510

273	꿈 [4]	Giverny	2006/12/09	530

	1,2,3,4 [7]	Giverny	2006/12/11	571

271	아주 긴 금요일의 방황	Giverny	2006/12/16	592

270	모든 학생들에게	Giverny	2006/12/17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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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산타클로스를 위하여	Giverny	2006/12/25	562

265	어느 쪽?	Giverny	2006/12/26	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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