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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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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again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신이 머무는 그 곳,
나는 언제나 그곳을 상상하고는 했다.
우주의 모든 별들이 끝내 찾지 못할 자신의 자리를 찾아
헤매는 그 여행을 시작할 때보다도 더 뜨거운 화염,
얇은 피부 위로 살짝 휘두르기만 해도 새빨간 선혈이
새어나올 듯 날카로운 칼날들이 잔뜩 박혀 있는 바닥,
끝없이 차올라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삼켜버릴 듯
분노하고 내가 머무르고자 하는 곳에서 언제나 나를 휩쓸어가는 물의 광기,
들아마시는 순간 온몸이 냉기로 가득 차 자신의 의지로는 손끝조차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얼음같은 공기.
내가 상상하는 신의 거처는 그런 것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나는 신을 믿지 않았다.
나는 신이 사는 곳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지금은 내 기억 속의 일들인지, 내 꿈 속의 일들인지
생각나지 않는 그 어느 날 밤의 달콤한 환상이여,
따뜻하고 부드럽고, 시원하고 사랑스럽던 모든 것이여.
그리고 너, 손을 건네고 밀어를 속삭이고, 내게 몸을 맡겼던 너.

시간의 법칙에 따라 현재의 일들은 과거의 기억이 되고,
미래는 언제나 찾아오지만 내가 알던 미래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을 때 그 모든 것이 사라지고,
거기에는 너의 그림자만이 남고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신이 내게 말한다.

너는 처음 그 자리로 돌아왔다고.

나는 처음 그 자리.
달라진 것은 무엇도 없는데 내가 보았던, 내가 기억하는,
내가 보았다고 기억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그 모든 환상들은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신이 머무는 그 곳이라고 말한다.

나는 낙원을 보았고, 그 기억을 지닌 채 떠나야했으며
그것이 불신자에게 주어질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운명이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신을 믿지 않는다.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똑똑히 기억해 낸다.
그것이 나의 최후의 반항. 마지막 의지.

낙원을 보지 못한 자, 이곳이 지옥이라 말하지 않는다.
낙원을 꿈꾸지 않은 자, 이곳에 희망이 있다고 여전히 말한다.

너희는 처음부터 신을 믿었고, 낙원을 보지 못했다.
혹은
너희는 신에 굴복했고, 낙원을 잊었다.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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