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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모든 학생들에게

"조지," 그가 말했습니다. "내 아들 때문이야."
"아르타크세르크세스 슈넬 말이야?"
"그래. 그 아이는 지금 우리가 다녔던 테이트 대학 2학년이야.
하지만 걔가 거기서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제 눈이 가늘어졌습니다. "쓰잘데 없는 애들한테 휩쓸린 거야?
빚이라도 졌나? 바보처럼 나이 많은 맥주집 웨이트리스의 함정에
빠지기라도 한 거야?"
"더 나빠! 그보다 훨씬 더 나빠!" 늙은 안티오쿠스 슈넬이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그 아이가 나한테 직접 그렇다고 말한 적은
한번도 없어 - 그럴 염치가 없었겠지- 그런데 걔 친구 중의 한 명이
아주 자신있는 어조로 충격적인 편지를 내게 보냈어. 조지, 내 옛 친구,
내 불쌍한 아들은- 이리저리 말을 돌릴 필요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 미적분학을 공부하고 있다구!"
"미적분을 공......" 저는 그 끔찍한 말을 끝까지 할 수가 없었습니다.
늙은 안티오쿠스 슈넬이 절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게다가 정치학까지. 걔는 실제로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에 들어가는
데다가, 걔가 공부하는 것을 본 사람까지 있다는 거야."
"맙소사!" 경악에 찬 목소리로 제가 말했습니다.
"어린 아르타크세르크세스가 그렇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 조지.
애엄마가 이 말을 듣는 날이면, 그날이 애엄마의 제삿날이 될거야.
그녀는 아주 예민한 여자야, 조지. 게다가 건강도 좋지 않아.
옛날 우리의 우정을 생각해서, 조지, 자네가 테이트에 가서
조사를 좀 해줄 수 없겠나? 그애가 학문에 유혹당했다면,
어떻게 해서든 걔가 정신을 차리게 해줘.
나는 둘째치고라도, 그 아이 자신과 애엄마를 위해서."
.
.
.
그 방에 들어가자마자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모든 벽을 채우고
있는 것은 눈길을 끄는 골동품도 아니고, 포도주 장수의 손으로
채워진 영양 풍부한 술병도 아니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옷을
잃어버린 매력적인 아가씨들의 사진도 아니었습니다.
벽을 채우고 있는 것은 책이었습니다.
책 한 권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펼쳐진 채 그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
.
.
그래서 그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공부라는 못된 짓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
.
.
그의 한쪽 눈 구석에 분명히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공포와 경악 속에서도 저는 그가 최소한 자기가 어떤 타락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갔는지는 알고 있으니 아직 희망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얘야, 지금이라도 그런 못된 짓을 그만 두고,
순수하고 깨끗한 대학생활로 돌아갈 수 없겠니?"
"그럴 수 없어요." 그가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어요. 아무도 저를 도와줄 수 없어요."

'전인적인 대학 교육'을 위해서 공부 따위는 하면 안 된댄다 ㅡㅅㅡ
- 아이작 아시모프의 "흰눈 사이로 달리는 기분" 中 -

그냥 스크랩만 해놓기에는 너무 훌륭한 부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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