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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experiment

나의 두 번째 작은 실험.

첫 번째 실험은 작년에 상담교육을 받은 직후 있었다.
칭찬의 효과를 몸소 체험한 나는 병사들에게 각기 계급별로 해서
다섯 명의 칭찬을 받아오라고 지시했다.
평소 자신의 장점이라 생각했던 점에 더 자부심을 갖고 그것을 잃지 않도록,
평소 몰랐던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더욱 노력하도록...
이었으나 이후 피드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사실 그래서 그게 어떤 결과를 낳기는 했는지 의문이다.

이번에 시도하는 두 번째 실험은 각자가 타인을 평가하는 항목
20개를 작성한 후 서로가 그 목록을 교환하는 것이다.
목록을 교환한 후 자신이 누군가에게 몇 점짜리 인간인가를
확인하고 자신의 점수가 실망스럽다면 자신이 부족한 점을
좀 더 노력하자는 취지다.
두 번째 실험은 나름 독창적인 것인만큼 어떤 부작용이 따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칭찬이야 아무리 해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자기비판적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뿐더러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더욱 어렵고 꺼려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작성한 항목인지는 익명화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남아있다.
아무쪼록 나의 이 사소한 실험들이 나와 함께 있는 병사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유익한 방향으로 바꾸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나도 40여 명의 병사들이 제출한 항목에 모두 나를 넣어볼 생각이다.
40여 명에게 나는 대충 몇 점짜리 인간인지, 남들이 기대하는데 내가
해주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돌아볼 생각이다.
이 실험은 어쩌면 나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나와 함께 하는 병사들이 부대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의미있는 시간으로 남게 해주자는 처음의 다짐은 옅어지고
나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무엇에든 익숙해지면 안 되는데 자꾸 긴장을 잃어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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