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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I'm the answer

고통의 시간이 끝나면 내가 원하는 것이 올 줄 알았다.
그 터무니 없는 인내는, 그 부질없는 참아냄은 오직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느 날 나 자신을 돌아봤을 때, 가느다란 속박의 끈들이
한올 한올 풀려서 어느샌가 자유로워진 내 모습을 보았을 때
내가 느낀 것은 해방감이 아니었다.
여전히 스스로를 속박하면서도 가까스로 얻어낸 그 작은 방종 때문에
기쁨을 느낀 적은 결코 없다.
이렇게 즐거울 수 있는데 왜 여태 참아왔나 내 자신을 원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여태까지 그렇게 죽도록 죽도록 참아왔던 인내의 끈이
나도 모르게 그렇게 풀려나갈만큼 무너져버린 내게,
그런 하찮은 자유에 쾌락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유치한 사소한 즐거움에
만족하고 있는 나 자신에 절망했을 뿐이다.

맹세코 단 한 번도 욕심부린 기억은 없다.
여태 참아내기 위해 내가 포기했던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데
나는 누구를 원망해야 하나.
내가 지켜온 것들은 한 번 포기하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인데.
I'm the answer
but who is the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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