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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입니다.

존경하는 인물 설문조사에서 언제나 세종대왕이 1,2위를 다투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이지만
실제로 우리 말을 바로 하는 데는 아무도 관심이 없고
맞춤법을 틀려도 아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나라지만 말입니다.

한글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자랑거리라서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더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나는 한글이 자랑스럽기보다는 사랑스럽습니다.

나는 여러분도 한글을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글이 과학적 언어이고 창조적인 글자라서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보다 한글을 바로 사용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을 보다 아름답고 분명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해주는 도구로서
진심으로 사랑했으면 합니다.

영어 단어의 철자를 틀리는 것보다 기본적인 한글 맞춤법을
실수하는 것이 부끄러운 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말을 아름다운 표현으로 정확하게 표현함으로써
서로의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글이 단지 우리의 말을 담아내는 도구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이고 우리의 일부인 일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글날이 공휴일이라 해도, 아무리 성대한 행사로 가득하다고 해도
우리가 우리 말과 우리 글을 바로 사용하고 아름답게 가꾸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새로운 용어들과 회사 이름들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과 글이
너무나 쉽게 외국의 말들로 이뤄짐에 가슴이 아픕니다.
영어는 아름답습니다. 프랑스어도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말과 글은 한글로 표현되었을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한글날입니다. 당신은 정말 한글을 사랑하시나요?

Giverny

몇몇 사설에서 '한글'과 '우리 말'을 구분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언급했는데 실상 그 둘을 지시적 의미로 분리한다면 옳은 말이나 '한글날'에 대한 언급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본다.

200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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