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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원래 작은 희망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어떤 성공이나 성취감도 삶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쟁취하는 과정도 오랜시간 동안 치열하게
생성되고 소멸된 작은 희망들로 가득 차 있다.
요컨대 우리 삶은 며칠 전 산 로또가 1등에 당첨될 것이란,
어느 날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란,
이번 시험에서는 성적이 오를 것이란 그런 작은 희망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까 결코 로또에 당첨되지 않더라도,
원하는 사람이 설사 평생 나타나지 않더라도,
결국 시험 성적이 떨어지게 되더라도
그것이 일어나기까지의 시간 동안 우리는 살아갈 수 있고,
그것이 좌절되더라도 다시 다음 것에 희망을 걸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인간적인 삶일까?
그저 자기합리화인 동시에 자기기만적 행위가 아닐까?
물론 그렇다. 절대로 그렇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내일 아침 모두가 스스로 목을
맨 채 발견될 것이다 (물론 발견할 사람이 존재하지 않겠지만).
언젠가 간절히 바라던 것이 결코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던 그 순간에조차 작은 희망을 품었던 나를 기억한다.
그 순간의 나는 비합리적이었고, 심지어는 스스로가 헛된
망상을 버리지 못함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방어기제마저 포기한다면 우리는 정녕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절망의 순간이 오기 전까지
헛된 기대, 작은 희망을 품고 버텨나갈 수 있으며
심지어는 진정한 절망의 순간이 지나간 후에조차
그런 생각들로 계속 버텨나갈 수 있다.
물론 성공의 순간들도, 환희의 순간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찰나의 일일 뿐이다.
우리는 이미 그 순간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품는다.
다시 말하자면 진정한 절망의 순간과 환희의 찰나를
제외한 우리의 인생은 작은 희망과 망상들로 이뤄져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여전히 아주 작은, 헛된 망상들을
품고 있다. 그것도 자기모순적이며 때로는 비겁하거나 터무니 없으며
결코 이뤄질리 없음을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때로는 고결한 소망이, 때로는 저열한 망상이 내 머리를 훑고 지난다.
이를테면 나는 내년에 내가 원하는 그런 직장에 붙을 것이라고,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로또에 당첨되어(그것도 아주 큰 액수로)
한가하게 글이나 쓰며 남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종종 믿으며
헤어진 여자친구가 돌아올 것이라 믿는 동시에 내가 원하는 그런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도 믿는다.
그러나 그 모든 헛된 망상과 작은 희망들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전부라할지라도 그 모든 것을 걷어내고 자신이 진정 바라야할 것을,
자신이 진정 노력해야할 방향을 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한낱 백일몽의 미로 속에서 평생을 헤매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삶은 누군가의 얘기처럼 욕망의 문제만도 아니고
내가 언젠가 그에 대한 반박으로 말했듯 믿음의 문제만도 아니다.
삶은 모순된 욕망과 모순된 믿음으로 가득 차 있다.
문제는 그 모순 속에서 우연히 길이 나타나기를,
시간이 모든 것에 답해주기를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의지로 그 모순된 부분들을 정리할 것인지에 있다.
아주 저열한 욕망으로부터 고결한 바람까지
터무니없는 몽상으로부터 합리적 근거에 기반한 확신에까지
그렇게 그렇게 나를 밀어올려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데카르트에게 cogito, ergo sum이 모든 것의 시작인 것처럼
어떤 하나의 명제가 내 삶의 모든 근거일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지점이 내 안에 있든 언제나 바랐던 것처럼 어떤 관계에 있든
(이 지점에서 나는 또 하나의 망상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내 삶이 여전히 아직도 시작하지 않았으며
내 모든 망상과 작은 희망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오늘도 작은 희망들이 샘솟고 또 사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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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寒月委庭 
희망의 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