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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다시 또 오랜만

이제는 더이상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할 수밖에 없는 하루하루.
착한 인간이 되는 것, 옳은 인간이 되는 것에서 비껴 선 채
내 앞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것이 내가 바라던 바는 아니었지만
또한 결코 나쁘지 않다.

그래, 이제는 이곳에 글을 쓰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좋게 말하면 마음 속에 별다른 고민이나 번민이 없었던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난 한 달을 살아온 것이고
정확하게 말하면 내 평생 처음으로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이렇게 모든 것이 당연한 듯 무심하게 보내는 하루하루를
나는 스물여섯이 될 때까지 때로는 참아내고 때로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기다려왔던 것이다.
이렇게 당연한 거였는데, 이렇게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쉬운 거였는데.

그래,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여태 기나긴 시간을
살아낸 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마음편히 하루하루를 보내도 되는 걸까 가끔 두려워지기도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아내는 대신 살아갈 수 있기에.
더이상 갖은 변명과 구실로 삶에서 비껴선 채 불안해 하는 대신
나의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여태 미뤄둔 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또 준비해 나아갈 이유가 있기에.

그래서 나는 자꾸 고맙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나보다.


	다시 또 오랜만	Giverny	2007/04/05	375

39	교육에 관하여 [2]	Giverny	2007/03/14	381

38	행복에 관하여	Giverny	2007/03/14	385

37	en cherchant des dents	Giverny	2007/03/12	395

36	백일째	Giverny	2007/03/07	465

35	잊지 않기를	Giverny	2007/03/06	438

34	comme il pleut sur la ville [3]	Giverny	2007/03/04	519

33	il pleure dans mon coeur	Giverny	2007/03/04	403

32	you know this song? [2]	Giverny	2007/03/03	381

31	pas mal !	Giverny	2007/03/02	424

30	마지막	Giverny	2007/03/01	367

29	아가에게	Giverny	2007/03/01	396

28	그렇게 [1]	Giverny	2007/03/01	375

27	지금	Giverny	2007/02/28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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