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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comme il pleut sur la ville

il pleure dans mon coeur
내 마음에 눈물이 내리네
comme il pleut sur la ville
이 도시에 비가 내리듯

베를렌느의 이 아름다운 싯귀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어 문장이다.
그렇지만 프랑스어를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 내가 외우는
이 길지 않은 구절을 말하고 나면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
il pleure라는 표현이 주는 그 서정은 가르쳐줄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닌 까닭이다.
오래 전 애써 외워놓고, 낭송해주겠노라 큰소리까지 치고는 부끄러워
끝내 삼키고 또 잊고 말았던(내가 거의 잊어버린 지난 연애의 기억들
속에서 후회하고 있는 것은 이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시 대신 조금은 유쾌한 구절로
대신해도 좋지 않을까 싶지만 좋은 문장은 쉬이 만날 수 없는 것이고
시 따위는 역시 더이상 읽고 싶지 않다.

누군가는 내가 변태일 것 같다고 했고
누군가는 내게 성욕이 없을 것 같다고 했고
누군가는 내가 새디스트라고 한다.
사실 가끔은 내가 변태가 아닐까 의심하기도 하고
(모두 최근 일주일 간 들은 말들이다. 대체 왜 다들 나의
그런 부분에 갑자기 관심을 갖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해보기도 했지만
적어도 지금의 내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성욕이 없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이것이 의식적인 것이냐 아니냐일 뿐이다.
나는 종종 내게서 성욕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과학적 정합성은 매우 의심스럽지만 성욕이 사라지면
감정의 동요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평소 소원대로 해탈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또 한편으로는 가끔씩 내가 성적으로 리버럴한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
대체 어쩌자고 스스로를 이렇게 괴롭히는 건지 모를 일이다.
흔히 도덕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보통 남 좋으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언제부터인가는 그게 왜 도덕적인지를 의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
...역시 나는 새디스트인걸까?

며칠 전에는 화랑이가 찾아왔는데 멍한 표정으로 간신히 대화를 나누고
오늘은 호선이가 놀러왔는데 역시 바보같은 말들만 간신히 내뱉었다.
다녀온지 3주나 지나 통화한 영인 누나에게는 먼저 전화해서
고맙다는, 듣고 나니 더 미안해지는 그런 말을 들었고
나머지 사람들의 전화나 문자에는 아예 답조차 하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고마워 해야 할 일들은 많아져 가는데
미안해 할 일들만 잔뜩 만들고 있다.
사실은 꽤나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별로 행복해하지 않는 것은 내 못된 성격, 삐뚫어진 사고방식 탓인 것 같다.
달리 생각하면 진작 이렇게 사랑받았더라면 이만큼 삐뚫어지지는
않았을 듯도 싶지만 어쨌거나 지난 일은 지난 일.
옛날 일이나 아쉬워하고 후회하고 있을 거면 차라리 죽어버리는 편이
낫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그리 오래 된 일은 아니다.

이런 일들을 주저리주저리 적는 것은 이제 나를 풀어줘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굳이 적을 필요가 있냐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
어차피 내가 바라는 방식의 행복이 불가능한 것이라면
내 주변 사람들에게만 온전히 애정을 퍼붓는다든가
(고맙게도 최근 1년여간 내가 퍼붓는 애정을 온전히 되돌려주는,
때로는 그 이상으로 돌려줘 울고 싶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그런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완전히 나 자신만을 위한
미래를 설계한다든가, 나이트클럽에서 원나잇스탠드를 한다든가
하는 것을 거리낄 이유가 없는 것이다(물론 여전히 머리 속으로만).

사춘기 이후로 공처가 외에는 목표란 것을 세워본 적 없는
스스로 생각해도 욕밖에 안 튀어나오는 이 비정상적 정신에서
그 목표를 지워내고 나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직 잘은 모르겠다.
그걸 지워내면 내 주변 사람들에게 무심하게 굴 수 있는 변명거리가
사라지고 지극히 현실적이고 성욕밖에 없는 내가 남아있을까 두렵다.

그렇지만 그것도 pas mal.
베를렌느의 아름다웃 싯귀절을 두고 이따위 글을 써서 조금 미안한 마음.
그나저나 일주일간 담배가 두 배로 늘어버렸다.

adore	어렵더라 그거	2007/03/04
Giverny	뭐..담배 일주일간 두 배로 늘리기 ㅡ.ㅡ?	2007/03/04
Amummaupsedia	Buy the weapons! I simply walk into Mordor! <a href=http://dubsemi.700megs.com/map.html>weapons</a> Hey. Hey.	2009/03/25


40	다시 또 오랜만	Giverny	2007/04/05	375

39	교육에 관하여 [2]	Giverny	2007/03/14	382

38	행복에 관하여	Giverny	2007/03/14	386

37	en cherchant des dents	Giverny	2007/03/12	395

36	백일째	Giverny	2007/03/07	467

35	잊지 않기를	Giverny	2007/03/06	438

	comme il pleut sur la ville [3]	Giverny	2007/03/04	519

33	il pleure dans mon coeur	Giverny	2007/03/04	403

32	you know this song? [2]	Giverny	2007/03/03	382

31	pas mal !	Giverny	2007/03/02	424

30	마지막	Giverny	2007/03/01	367

29	아가에게	Giverny	2007/03/01	396

28	그렇게 [1]	Giverny	2007/03/01	375

27	지금	Giverny	2007/02/28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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