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 레져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크리스챤 베일이 더 좋았다.
또한
전혀 예쁘지 않은 레이첼에 분노했으며
(옆자리에 앉아있던 늘씬한 아가씨는 '아줌마야 아줌마'라고 말씀하셨다)
마지막에 왜 그가 모든 것을 뒤집어 써야했는지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요즘 블록버스터는 뭔가 고민하고자 하는 자세가 보인다.
조커는 끊임없이 인간의 양면성을 밝혀내려 하고 시험하려 든다.
신도 저주한 갓댐 씨티의 경찰들은 악의 사도이고
어둠 속의 빛이었던 검사는 two faces다.
강렬한 빛일수록 짙은 어둠 속에 싸여 있다.
또, 모든 진실이 거짓보다 낫지도 않다.
라는 고민들이 엿보이지만 사실 뭔가에 묻혀버린 느낌.
차라리 여운이 남는 것은 브루스 웨인의 고독이다.
레이첼도, 그가 레이첼 대신 선택하고 어둠 속의 빛이라 믿었던
검사의 - 인간으로서의 - 패배, 그리고 폭스의 떠남,
그런 일들 속에서도 자신의 방법이 옳은 지 고민해야만 했고
결국 홀로 남겨져 홀로 버텨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을
선택한 브루스 웨인의 고독.
갓댐 씨티의 모든 악에 대항하기 위해 악인의 길을 선택하는 그의 결심,
그리하여 이름 붙여진 다크 나이트.
뭔가 여운이 남는다면 차라리, 그리고 유일하게 그 부분.
재밌는 영화였고, 배우들의 연기도 환상적이었고 액션도 멋졌지만
그 이상의 느낌은 없는 살짝 고민의 흔적만이 엿보이는 블록버스터.
좋았다, 그래서 더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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