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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애정사용법

봉사활동 간다고 하지 않고 굳이 복지관에 간다고 하는 것은,
사실 최근에는 야외에서 모일 때가 훨씬 많았음에도 그렇게 말하는 것은
봉사활동이란 말이 주는 어감이 싫기 때문이다.

어제 화석샘이랑 낮술을 마시면서 나는 어째서 혼자일 때만
봉사활동을 나가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물었다.
외로워서.
라고 쉽게 답을 내렸던 나는 돌아가는 길에 그 대답을 지워버렸다.

그 답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 답이 틀려서 지운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답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확신도 없다.

누군가 옆에 있으면 단 한 순간도 놓기 싫어하는 쓸데없는 집착
탓일 수도 있고, 정말 외로움이 유일한 이유일 수도 있겠다.
나는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니까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유가 어떤 것이든 지금 내가 옳은 곳에 애정을 쏟고
있으며 지금의 애정이 다시금 내가 혼자가 아니게 되더라도
최소한 지금만큼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결론에는 변함없다.
자신이 놓이고 싶은 곳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놓이기 원하는
사람들의 옆자리에 자신을 위치시키는 것이 바른 길이고
바른 애정사용법이다.

대체 내 옆에 누군가 있을 때 내 애정은 어떤 식으로 낭비되고
있었는지 고민해봐야겠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가지 않았던 내 넘치는 애정들은 어디로
갔던 걸까? 어쩌면 나 자신에게 모두 향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 얼만큼 애정을 쏟아야 하는가,
지난 한 달 반 동안 깨달은 바른 애정사용법을 하나하나 성실히
이행해나가야겠다.

날이 차갑다. 마음이 공허해지는 일만큼 피해야겠다.
너는 몰라. 내가 사랑하는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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