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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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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오래 전 썼던 홈페이지 대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왜 이렇게 집착하게 된 걸까.
루이스 캐롤의 터무니없던 마음을 나만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는
순진한 착각 덕일까. 그렇지만 눈에 불을 켜고 변호하고 싶지도 않다.
순수한 로리타를 용인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을테니까.
어쩌면 그만큼 사랑해본 적은 있냐고 묻고픈 걸까?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인간은 죄값을 치르기 위해 살지만
죄값을 치르기 위해 살아가는 동안
원래의 죄보다 더 많은 죄를 짓는다.

2006년 어느 날 적은 이 말은 지난 한 달 동안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정말 화가나는 것은 옛 일기를 읽다보면
내가 너무 유치하고 한심한 말들을 잔뜩 늘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가끔 행복하기도 했고 너무나 행복했던 적도 있으며
옳은 말을 지나치게 많이 했다는 사실이다.

매번 깨닫지만 더디다.
내가 종교를 용인하고 성형을 용인할 수 있게 되는데 26년이
걸린 것처럼 나는 언제나 변하되 더디게 변하고
언제나 깨닫되 몇 번이나 깨달아야 정말로 알게 된다.

그리고 2005년의 이야기.

영영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하지 않으면 변하는 게 없겠지.
그리고 영영 돌이킬 수 없는 짓이란 보통은 바보같고 나쁜 짓이고.
좋은 일이라면 굳이 돌이키고 싶어할 리 없으니까.
강해질 이유가 없는데 자신이 약해졌다고 책망할 필요는 없어.

강해질 이유가 필요해.
그렇지만 그건 언제나 바라왔던 것.
그리고 여전히 내게 주어지지 않은 것.

외발로 힘겹게 서 있는 내 앞에 조용히 돌 하나를 놓는다.
그리고 또 돌 하나를 놓고 또 하나를 더 놓고.
놓인 돌을 총총히 따라가다보면 넓은 풀밭이 있다.
바람은 조용히 불고 땅은 평평하고 그리고 또...
네가 살짝 웃는다.

Wiston

Essays like this are so important to broadening polepe's horizons.

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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