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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Giverny

Homepage		http://everever.net/utopia

Subject		[감상] 높은 성의 사나이

필리 K. 딕 作

단편 소설에서 천부적 재능을 발휘했던 이 아저씨는
장편에서는 다소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토탈리콜의 원작인 '기억을 도매가로 팝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인
'안드로이드는 전자양의 꿈을 꾸는가' 같은 작품들을
쓴 대단한 필력이고 영화화된 작품 수가 십 여개를 넘어가지만
이 작품은 좀 아닌듯 싶다.

물론 대체 역사소설 중에서는 꽤 인지도 있고
훌륭한 작품이라 알려져 있는 작품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유명세와 나의 감상과는 전적으로 무관하다.
(물론 종종 휩쓸리기도 하고 노벨문학상은 무조건 무시하기도 한다)

이 소설의 재미는 줄거리보다도 설정에 있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영국과 미국이 아닌 일본과 독일이 승전했다는
가정에서 모든 것이 출발한다.
이 세계는 발전이 없는 디스토피아로 과학의 발전은
파괴적인 방향으로만 나아가고 그나마 쓸만한 기술은
독일제국을 위한 소규모 생산에만 이용된다.

끝이다-_-
적어도 내 감상에서는 다른 부분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홍인기 씨의 해설로는(고대 경제 나와서 번역도 하고 평론도 하고
미국 유학가서 경제학 박사도 딴 무지막지한 사람인데
다소 좀 말이 거칠다-_-) 이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은
피지배층인 세 미국인의 행동방식이라고 하는데
나에게는 전혀 구분되거나 중요하게 읽히지 않았다 ㅡ.,ㅡ

중요한 것은 꽤나 믿음직했던 이 작가의 장편이 재미없었다는 것.
일단 이상하리만큼 묘사가 많고
주인공들의 관계가 불명확 한 채 너무 난잡하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과연 그 주인공들이 다 나와야했을까 싶기도 하다.
결국 그들은 별로 얽히지도 않고 작품에서 퇴장한다.
게다가 일본인들과 '주역'에 대한 작가의 몰상식한 편견은
참으로 난감하다. 역시 잘 모르는 것은 쓰면 안 된다.
적어도 타문화권의 특수한 어떤 것에 대해서는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아무튼 재미없었다. 중요한 건 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