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집에 가서 공부를 하려했으나 민선이가 연극표가
생겼다고 해서 헤벌레 쪼르르르 따라가 본 연극.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특히 머리 듬성듬성한 아저씨 최고 !)
극 내부의 여러가지 장치와 반전도 멋졌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 너무 많은 반전들을 늘어놓는 바람에
무엇을 말하려하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굳이 '가서 보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연극 보고 나와서 마로니에에서 민선이와 맥주 한캔을 마시며
(그리고 줄담배를 태워대며)
어렸을 적 내가 꿈꾸었던 무한한 세계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때만큼 마음이 평온했다.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아왔다고 믿고 있었던 나는
민선이에게 그러냐고 물었고, 민선이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언제부턴가 세상 사람들 모두 비슷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고 믿고 있었건만 역시 나는 정상이 아닌가 보다.
아, 그리고 여자 배우 발음이 약간 이상했는데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건너편에 엄청난 미인이 앉아있었음에도 몰입했던 것을 생각할 때
재미는 분명히 있었고 극몰입도도 상당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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