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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Giverny
Homepage   http://everever.net/utopia
Subject   창세기
태초에 빛이 있었으니 신은 모든 것을 태웠다.
아담은 하와의 배 위에 탔는데 앞으로 탔는지 뒤로 탔는지는 알 도리가 없으며
노아는 길이가 삼백 자 높이가 오십 자 너비가 삼십 자인 배에 탔는데
앞으로 탔는지 뒤로 탔는지 옆으로 탔는지 역시 알 도리가 없고,
소돔과 고모라는 그냥 홀랑 다 타 버렸다.

나는 태초에 봤음직한 병원 형광등 불빛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제도 탔고 오늘도 타고 있고 내일도 타오를 것이 분명하다.
신에게는 너 따위도 지니고 있는 자유의지가 없어
모든 것을 타오르게 할 의무 밖에 없는지라
나도 타고 너도 타고 오늘도 모든 것이 다 타오른다.
우리는 오직 우리 몸이 다 타오르고 그 재가 바람에 날리는
그 순간에만 웃을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행복은 없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무던한 오늘 같은 날에도 이런 글 밖에 쓸 수 없다.
* Giverny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3-17 20:22)
Giverny :: 내 평생 가장 저속한 언어로 쓴 가장 제대로 된 말장난.  [2006/03/17]  
Giverny :: 조회수 85가 될때까지 노아를 모세라고 쓴 것을 아무도 지적해주지 않다니-_-;  [200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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