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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잡다한 이야기로 돌아오기

"당신은 모범 답안 같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나는 견딜 수 없어요."
"그랬군요. 내가 당신에게 너무 예의 차리고 딱딱하게 굴었었군요."
"아니요, 내가 기대했던 것과 항상 달랐다는 뜻이에요."

- 김현우 저, 「공처가와 인류 공영의 상관관계에 대한 일반 논문 :
특히 훌륭한 공처가로서의 자질 판별법과 사회적 차원의 공처가
양성 프로그램 개발에 관하여」에 향후 실릴 내용.

의외로 모두들 샤를롯 보다는 라파엘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대체 내가 무슨 글을 적었었길래 그런가 싶어서 다시 읽어보았지만
오타와 난잡한 문장들만을 잔뜩 찾아냈을 뿐 대체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내 머리 속에는 혹은 내 마음 속에는
샤를롯도 라파엘도 없다. 나는 이미 샤를롯을 찼고 라파엘과의
관계는 라파엘의 나에 대한 짝사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상의 내용에 대해 그 어떠한 해명이나 근거 자료 제시도 요구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금은 더 발랄해도 괜찮겠지만 역시 지금은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단지 시간에 쫓기기 때문은 아닌지 -
앞으로 남은 시간이 너무도 없는 것이든
지나온 날들이 이미 너무도 길었기 때문이든
그 어떤 의미로도...-
너무 피곤해서는 아닌지.
그 우스운 우연들은 정말로 웃고 넘어가도 좋은 것인지,
내가 웃어 넘길 수 있다 해도 나한테만 괜찮은 것은 아닌지.
역시 역시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역시 역시 너무 쉬운 것은 아닌지

그래요 모범 답안. 언제나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를테니까요.
(그렇지만 나는 내가 써놓은 답이 맞을까봐 걱정하고 있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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