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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다시 쓰기 혹은 다시 읽기 # 2

언제 왜 썼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보다 훨씬 불안했을 감정들을
지금보다 훨씬 세련되게 치장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저 폭발하고
그저 내지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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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말한다 그저 떠들어댄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죽음 뿐 절망 뿐 지옥 뿐 마지막 마지막일 뿐
그 무엇도 남겨놓지 않는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하면 나는 다시 눈물을 떨굴 차례이고 나는 평소에
내 순서를 내 역할을 지키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 이번에만은
잘하자고 다짐하며 어김없이 눈물을 떨군다. 혹은 떨굴테다.)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으니까.
그건 이미 잊혀진 날 한가운데 있고
결코 오지 않을 날들 사이에 있고
매순간 나와 가장 먼 그곳에 있으니까.

그 누구도 행복하다 말했다고 하지는 않겠다.
그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하더라도 번복할 기회를, 숙고할 시간을
나는 충분히 주겠다.
그래도 행복하다 말한다면 나는 네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주겠다. 너는 열을 내며 반박할테고 그 순간
이미 너는 행복하지 않아. 너의 안에 불신과 불안과 무의미한
강박관념들이 싹튼다. 그래 그것이 내가 원하는 바이다.
그렇지만 나의 이 소박한 희망을 무너뜨리기 위해 너는 내가
말을 꺼내기 전. 이미 믿지 않는다. 불안해 한다. 끊임없이 시달린다.
그것이 네가 내게 건넨 지옥. 그것이 네가 내게 준 선물.
아, 너의 행복을 부스러뜨리고프다.
내가 매순간 쾌락과 환희의 그 순간마다 느끼는 불안과 좌절과
흐느낌을 너에게도 느끼게 하고프다.
나는 악마가 아니다. 그저 착실한 공감과 이해를 원할 뿐.
나는 악마가 아니야. 흐느끼고 울먹이고, 마치 나처럼,
가장 완전한 그 순간에 가장 완전한 추락을!
어제 잊었던 슬픔이 오늘 완연히 다시 살아나기를!
내일 다가올 슬픔에 지금 이 순간부터 미리 허덕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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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를 좋아해주는 누군가에게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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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놓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손을 잡아줄 수 없단다.
네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나는 있어줄 수 없는 것을 알기에 어쩔 수 없단다.
네가 나를 필요로하는 만큼 나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단다.
너와 나의 슬픔이 같은 것이기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수록
얻는 것은 위안이 아니라 절망일 뿐이란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슬픔의 성격이 원래 그러하기 때문이란다.
서로의 어둠을 바라보고 위안을 얻을 수는 없는 거란다.
우리는 빛을 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안 돼.
그것도 홀로.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그 빛을 향해 홀로.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해받는 것보다는 이해하는 것이 더 쉬운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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