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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폴록은 미국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대표적 작가로,바닥에 놓인 고아대한 캔버스 위를 걸어다니며 물감을 흩뿌리는 제작 방식으로 너무나 유명하다. 폴록은 생전에 이미 모든 미국인의 영웅이 되었는데 이젤 회화의 전통을 포기하고 오로지 자신의 제스터에만 의존한 그의 파격적인 미술이 냉전 시기 서방 세계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른 미국의 자유를 상징하는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 그의 아내이자 돌려 미술가였던 리 크래스너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크래스너와 폴록의 첫 만남은 추상표현주의 미술 경향이 서서히 태동하던 1941년, 뉴욕의 한 전시회에서 이뤄졌다. 당시 서부에서 `갓 상경한 초뜨기였던 폴록과 달리, 크래스너는 스승에게서 `그녀의 작품은 여자의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가장 성 차별적인 찬사를 받을 만큼 유망한 작가였다. 그럼에도 폴록의 작품을 본 그녀는 한 눈에 그의 재능을 알아보았고, `모든 것을 바쳐` 그를 돕기로 결심한다. 크래스너는 폭 넓은 대인 관계를 바탕으로 미술계의 주요 인사들에게 폴록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그리고 마침내 모더니즘 미술을 선도한 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는 재능 있는 선진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후 두 사람은 자연스레 결혼하여 교외에 스튜디오를 마련하였다. 그곳에서 수시로 토론하며 함께 작업한 결과 그들의 작품 세계는 상당히 유사한 것이 됐으나, 폴록의 작품에는 지대한 관심이 주어진 반면 크래스너는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녀의 불행은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 폴록이 드리핑 회화를 창안해 낸 이후부터는 기꺼이 그의 조수 역할을 감수했고 남편의 거대한 캔버스 때문에 스튜디오조차 빼앗긴 제 2층의 침실 옆방에서 외로이 작업해야 했다. 그들의 집을 방문한 어떤 비평가도 이 2층에는 올라오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크래스너는 이런 무관심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아무도 봐주지 않은 옛 작품을 찢어 새 켄버스 위에 구성하는 콜라주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그녀를 더욱 괴롭혔던 것은 알콜 중독으로 인한 폴록의 발작이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와 기대에 부담을 느낀 그는 작업을 중단하고 점점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셨고, 상습적인 구타와 폭언은 늘 크래스터의 몫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눈앞에서 불륜을 저지를 때조차 예술적 조력자이자 아내로서의 자리를 버리지 않았다. 마침내 1956년, 폴록은 다른 여인을 태우고 과속으로 차를 몰다 사망했다. 그의 짧고도 드라마틱한 생애는 한 편의 전설이 됐고, 전시는 끝없이 이어졌으며, 작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폴록의 죽음 이후 그녀는 스튜디오를 옮기고 새 작업에 몰두하였다. 작품 규모는 커졌고, 색채는 생생해졌으며, 제스처도 자유로워졌다. 뉴욕 시내 곳곳에 그녀의 벽화가 설치됐다. 동시에 그녀는 폴록 작품의 모든 전시와 판매를 담당하는 딜러로서 미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생애의 마지막 순간까지 폴록의 아내라는 멍에를 벗어버리지 못했다. 사망 1년 전인 1893년에 이르러서야 최초의 회고전이 열렸다는 사실은, 그녀가 한 명의 독립적인 미술가로서 온전한 평가를 받지 못했음을 말해 준다. 그녀의 예술 세계는 그녀가 아내였기 때문에 훼손됐다. 미혼 여성은 완전한 존재지만 결혼한 여성은 부속물이 되고 마는 현실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크래스너는 폴록을 선택했던 일을 후회하지 않았고, 남편처럼 붓을 꺾거나, 광기에 빠져 자신과 타인의 삶을 죽음으로 몰고 가지도 않았다. 긴 생애에서, 그녀는 한 순간도 미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잭슨 폴록의 아내였지만, 도한 폴록을 만나기 전에도, 폴록과 함께 한동안에도, 폴록이 떠나간 후에도 그림을 그린 미술가, 리 크래스너였던 것이다.
조수진,미술사학과 박사 1학기.
----이거 쓴 사람, `그럼에도`를 너무 많이 쓴 것이 눈에 거슬린다. 그것은 영어식 표현인데.-_-;
그녀의 작품은 여성의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빌어먹을. 그럼 리 크래스너는 무슨 제 3의 성을 타고 났단 말이더냐. 그녀는 여성이다. 그녀는 뛰어난 그림을 그렸다. 한 여성이 뛰어난 그림을 그렸다. 그것이다. 뭘 더 바라는가? 제길. 여성은 무슨 손가락이 6개씩인 줄 아는가. 신은 남성에게만 미술적 재능을 부여했는가. 제길.
리 크래스너라는 사람..좀 한심하다-_- 나같으면 그런 삶 살지 않는다.
나는 절대로 `누구의 아내`로서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 `누구의 어머니`로 불리기도 거부할 것이다. 결혼을 안 했으면 안 했지. 기혼 여성도 이름이 있고 정체성이 있다.
며칠전, 주말 쇼 프로그램에서 터키에서 활약하는 이을용 선수와 터키로 날아간 그의 부인이 나왔다. 이을용씨 부인..그 사람도 필시 이름이 있을 터인데 티비 자막에는 계속 **엄마로 나왔고 프로그램 진행자도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라고 불렀다. 제길. 난 분노를 느꼈다. 티비는 온갖 성 차별적인 요소를 만들어 내고 있고 아무렇지 않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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