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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해외출판] 공학도들의 깡통위성 발사 성공기 [ 04/08/22]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 그러나 끝없는 도전
일본인의 저력 잘 드러나
上がれ!空き缶衛星(날아라 깡통위성)
川島レイ(가와시마 레이)
新潮社, 191쪽, 1200￥
다 마시고 난 350㎖들이 음료수 캔에 컴퓨터 회로와 카메라 렌즈, 전원 장치 등을 담아 우주로 쏘아올린다. 캔 속에 든 통신장치는 우주공간의 각종 데이터와 사진을 지상으로 송출한다. 단,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모두 대학생의 손으로 한다. 예산은 1000달러 미만.
어린이용 만화에나 나올 법한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TV 화면으로 본 위성의 크기를 생각하면 ‘냉장고에 코끼리 집어넣기’의 또다른 버전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는 1999년부터 해마다 성공리에 치러지고 있는 국제 프로젝트다. 이름하여 ‘캔 샛(Can Sat)’, 우리말로는 ‘깡통위성’이 된다. 내부 구조는 책 표지의 그림에 나온 그대로다.
『上がれ!空き缶衛星(날아라 깡통위성)』은 이 프로젝트에 도전해 깡통위성을 쏘아 올려 데이터 교신에 성공한 일본 도쿄(東京)대 학생들의 분투기다.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좌충우돌 실패를 거듭하며 난관을 뚫고 나가는 젊은 공학도들의 꿈과 열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캔샛 프로젝트는 98년 11월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일본·영국 3개국 심포지엄에서 스탠퍼드 대학의 튁스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튁스 교수는 “위성의 기본 기능은 컴퓨터·전원·통신, 이 세 가지를 깡통 안에 집어 넣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학회에서 이 말을 들은 젊은 공학도 3명은 일순 강렬한 열정에 사로잡혔다. 그들은 즉흥적으로 깡통위성의 이름까지 지었다. ‘월하미인(月下美人)’, 20대 젊은이의 낭만을 담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명색이 석사과정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지만 실제론 납땜 한번 해본 적 없는 책상물림에 불과했던 것이다.
더구나 예산까지 제한돼 있지 않은가. 우주개발 경쟁은 실제론 선진국들간의 돈 싸움이다. 유인우주선에 들어가는 형광등 1개가 1억원을 넘는다. 깡통위성엔 그런 고가품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돈만 있으면 첨단 기술로 간단히 해결될 전자회로는 일일이 기판에 그려넣고 직접 납땜을 해서 완성했다.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머리로만 되는 게 아니라 몸으로 부딪히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체감했다. 정규 수업과는 별개로 이뤄진 프로젝트여서 수업을 마치고 아르바이트를 다녀온 뒤 밤샘 작업도 다반사였다.
10개월의 강행군 끝에 다가온 발사 D데이. 깡통위성은 당초 계획대로 우주 궤도에 쏘아올리지는 못했다. 대형 위성을 발사할 때 로켓의 남는 공간에 실어 우주 공간으로 보낼 계획이었으나 위성을 운영하는 연구소나 기업은 아무도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제작한 로켓에 실어 지상 4000m까지 쏘아 올리는 것.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막에서 발사된 ‘월하미인’은 낙하산을 펴고 내려오면서 성공리에 온도·압력 등 각종 데이터와 지상을 찍은 동화상을 전송해 왔다.
주인공들의 열정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들은 깡통위성을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로·세로·높이 10㎝ 크기의 정육면체 위성 ‘큐브샛’을 만들었고 2003년 드디어 우주공간 820㎞ 궤도로 발사했다. 명실상부한 궤도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대학원생들이 만든 세계 최소형 위성 ‘큐브샛’이 촬영한 동화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 1500여명의 휴대전화로 전송되고 있다.
과학전문 작가 가와시마 레이의 문체는 때론 유머가 느껴지고 때론 긴박감이 넘친다. 발사 현장을 묘사한 장면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독자에게까지 긴장감을 안겨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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