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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아주 작은 의미

하고 싶은 말이 없다.
이제 빛조차 들지 않는 작은 틈새를 애써 벌려 그 속에서
무엇이든 끄집어 내보려고 바둥대어 봐도 잡히는 건
유령 같은 어둠의 흔적 뿐.

나는 내가 열 아홉 살 때든, 스물 아홉 살 때든 몇 살이든 간에
오늘처럼 나직한 밤의 숨소리만이 들려오는 밤에
인간이란 왜 존재하는지, 우주는 어떤 의미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이야기하며
사실은 그 답은 내게 결코 주어지지 않을 것임을 깨달으며,
삶의 경이와 무한이 주는 경외감에 또 울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옆에 있을 줄 알았다.
오래 전 곧잘 상상하곤 했던 평온하고 또 평범한 어떤 광경 속에서조차
그런 공감이 존재해 그 안에서 나는, 인간은 결코 혼자가 아님을
굳게 믿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둠은 빛의 부재요, 존재의 부재.
그래서 오직 어둠만이 무한하다.
그러나 나는 빛으로 충만한 세상을,
어둠이 부재하는 불가능한 삶을 이미 어린 시절에 품어버렸다.
그것이 오직 나의 마음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일지라도
어쨌건 그것은 그렇게 내 안에서라도 존재한다.
그러니까, 내 마음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면
시작도 끝도 내 마음 속에 있는 것.

모든 것은 빛과 어둠 사이에 존재한다.
존재는 온기를 갖고, 그 온기는 아주 작은 의미라도 갖는다.
그래, 아주 작은 의미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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