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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돌아오는 길

마음 아픈 걸 즐기고, 자신을 괴롭히고, 고집 부리고
말하면 말할 수록 듣지 않으려하는 모습이 오래 전 내가
버렸던 내 모습과 닮아서 참 밉다. 자존심에 상처입지 않으려고
자신이 내뱉은 말에서 한 발자국도 뒤로 내딛지 않는 그 모습은
지난 한 주 내내 나를 괴롭힌 병사랑 똑같아 또 밉다.
마음이 어떻다 해도 머리로 자꾸 이유를 만들고 자기최면 거는
모습도 오래 전의 나랑 같아 너무 밉다.
그래놓고 내가 그러고 있다고 우기니 또 밉다.
밉다. 너무 밉다-

그래 또 내 마음을 위해 많을 말들을 할 수 있겠지.
상처줌으로써 나 자신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말들을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또 다시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상처주는 말을 하지는 않아.
이제 나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함부로 말하지 않아.
이미 이 글을 읽으며 함부로 또 떠들고 있다고 말하겠지만,
어쨌거나 이것이 마지막.
언제나 여기서 함께 하고 싶었다.
여기 혼자 끄적이고픈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상처주는 건 내게 들어오라고, 여기 함께 하자는 신호였다.
흔적조차 안 남겼다 생각하고 뽑아버린 자존심의 그 자리에
다시 새순이 돋는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억세고 가시돋힌 그런
모습이 아니라 내가 지켜야할 사람들, 내가 돌봐야 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 내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존감으로 이뤄진
작고 꿋꿋한 새순이다.

내 마음이 모자르지도 않고, 내 노력이 모자르지도 않았다면
잘못한 건 내가 아니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도 내가 아니고
억지 부리는 것도 내가 아니야.
내 삶에서 단 한 번 하겠다 마음 먹은 말,
내 삶에서 단 한 번 할 수 있는 일,
내 삶에서 단 한 번 할 수 있는 노력.
그러니까 마음은 차라리 편하다.
난 모든 걸 던졌고, 모든 걸 했고, 모든 걸 알고 있어.
이제 살이 다시 좀 찌려나, 담배가 조금 줄려나,
잠은 다시 푹 잘 수 있으려나, 이 감기는 떨어지려나,
이제 좀 자야지...

Maiane

This inishgt's just the way to kick life into this debate.

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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