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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coffin dancer

내 동생 말대로 나는 죽음을 몰고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일주일 동안 장례식장에 세 번 다녀왔다. 그것도 셋 다 분당.

주임원사가 결국 돌아가셨다.
목요일 당직이었던 나는 병원에 비상대기조로 가 있던
윤기철 중사에게 전화를 받고 비상연락망대로 전화를 돌렸다.

"김중위입니다. 20시 40분, 상사 OOO 사망했습니다."

그런 말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 정신없던 그 날 밤
기작과 운전병이 정신없을 일을 하나 더 얹어주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안 올린 덕에 스포티지 차량이
도랑에 처박혀 버렸고 배차반장님과 조규남 중사가
새벽부터 그 차를 5톤 렉카로 끌어올려야만 했다.

당직 오프를 하고 세 시간을 잔 후 수도통합병원에 다녀왔다.
새벽에 다시 또 일어나야 해서 부대에서 자려는데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이모가 돌아가셨다.

그렇게 나는 지난 보름 동안 당직을 네 번 섰고, 장례식에
세 번 다녀왔다.

너무나 두려운 것은 그 보름의 시간 동안 내 몸은 느껴야 할
피로를 온당히 느꼈는데도, 내 마음은 온당히 느꼈어야 할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마치 내 감정이 다 죽어버린 것 같다.
관 위에서 커다란 낫을 들고 춤을 추는 사신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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