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한국의 B형 남자 수난시대"
김재은 기자 2ruth@chosun.com
입력 : 2005.04.16 16:46 38' / 수정 : 2005.04.16 17:51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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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은 14일 ‘Bad Days for South Korea's Type-B Men(한국의 B형 남자 수난시대)’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최근 한국에서의 B형 남자 기피 현상을 소개하고 혈액형과 성격을 연관짓는 것은 1970년대 일본 작가의 저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에서 B형 남자의 연애 생활은 비참해졌다”며 “TV, 영화, 잡지, 인터넷에서 ‘여성들이 B형 남자와 관계 맺기가 얼마나 힘들며, 왜 B형 남자를 피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B형 남자는 이기적이고 빨리 변한다는 한국 여성들의 편견이 B형 남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혈액형과 성격을 연관짓는 것’은 일본인 교수 타케지 후루카와가 1927년에 발표한 ‘혈액형을 통해 본 성격 연구’ 논문 시리즈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혈액형에 대한 담론이 대중화된 시기는 1971년 일본 작가 마사히코 노미의 ‘어떤 혈액형끼리 잘 맞는가’라는 저서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부터다. 이 책은 B형에 대해 매우 독립적이고 강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O형은 표현력이 풍부하고 열정적이며 공격적인 반면, A형은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을 지니고, AB형은 예측할 수 없고 혼자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노미의 저서인 ‘A형 엄마는 O형 아들을 어떻게 길려야 하는가’ 등 일본 서적들은 한국의 서점에 번역 출판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한국의 여성 잡지나 인터넷 웹사이트들은 이를 B형 남자와의 로맨스를 분석하는 데 집착하는 것 처럼 보인다”며 “한 포털사이트(xyinlove.co.kr)에 따르면 실제로 B형 남자가 가장 데이트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설문 참가자의 40%가 B형 남자랑은 실제로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B형 남자 담론’은 막강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한 “서울대병원 혈액클리닉 홈페이지에는 심지어 'B형 남자의 바람둥이 기질이 의학적으로 사실이냐'는 질문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카톨릭의대 김태석 정신과 전문의는 “나이가 어린 사람일수록 대중매체의 영향을 받아 사람을 혈액형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으나 과학적인 연관성은 결코 없다”며 “버림받은 연인들은 진정하고 혈액형 탓을 멈추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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