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레슬링하며 백혈병 이긴 소년
2살에 백혈병 걸린 美 소년, 곰 덕분에 병 이기고 장성해 풋볼 대표선수로
“살려는 의지를 놓지 않는 한 누구에게라도 기적은 찾아올 수 있다”
미디어다음 / 김현 미국 통신원
저시 허버트는 만 두 돌을 앞두고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친구들이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때에도 항암치료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오직 살아남기 위해 애쓰던 저시 허버트.
바로 그 소년이 오하이오 주 고등학생 풋볼 리그에서 벨리뷰 고등학교 대표팀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미국 오하이오 주 지역신문 미들타운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백혈병 진단 이후 만 7살이 지날 때까지 저시는 하루하루를 신시네티 어린이 병원에서 검사받고 치료받으며 지냈다”고 저시의 아버지 데니얼 허버트는 회고했다.
저시가 만 7살이 되던 해에 데니얼은 큰 결단을 내리고, 농장이 있는 시골마을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흑곰을 저시의 친구로 만들어주기 위해 기르기 시작했다. 안전조치로 흑곰의 발톱과 송곳니는 제거했다.
저시는 흑곰 ‘버디’와 레슬링을 하며 놀기 시작했다. 곰은 흔히 미련하다고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3~4세 유아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버디는 레슬링 동작을 하나하나 흉내 내며 배우기 시작했고, 저시의 체력단련을 위한 훌륭한 파트너가 되었다.
“버디는 내 동작에 대해 워낙 다양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버디와의 운동은 사람과 레슬링을 할 때보다 더욱 힘들다. 그러나 버디는 멈추라는 한마디에 동작을 멈추고 물러설 줄 알고, 나를 힘껏 안아주기 좋아한다”고 저시는 말했다.
흑곰 버디와 힘겨루기를 하고 놀면서 저시의 체력은 점점 강화되었고 정신력 또한 강인해지기 시작했다. 약해서 학교도 가지 못하던 저시는 지금 벨리뷰 고등학교의 우등생이자 88kg의 단단한 몸을 가진 학교 풋볼 대표팀 선수가 되어 있다.
신장 2m, 체중 205kg에 육박하는 흑곰 버디와 힘겨루기를 하는 저시가 웬만한 풋볼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저시의 아버지 데니얼은 동네 슈퍼마켓 체인에서 냉난방기 수리공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식료품 코너에서 시들해진 야채와 과일들을 흑곰 버디를 위해 얻어오는 조건으로 고용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버디의 체중이 부쩍 늘어나는 늦가을이면 데니얼은 버디의 먹을거리를 구하기 위해 더욱 분주해진다.
그런 와중에도 데니얼은 야생 곰의 생태환경조사와 서식지 조성 활동에 꾸준히 참여해오고 있다. 그가 백혈병 아들을 위해 흑곰을 기를 생각을 했던 것도 그의 이러한 활동에 연원한다.
버디를 키우고 돌보면서 저시는 건강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수의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오하이오 주립대학 수의학과에 진학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저시는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간다. 그러나 병원에만 가면 두려움에 떨던 어릴 적과 달리 저시는 혈액검사를 위해 병원에 갈 때마다 레슬링과 풋볼 우승 트로피와 메달을 가지고 가서 어린이 환자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온다. 병원 스태프들의 부탁으로 시작한 일이다.
“내가 거쳐 온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아이들이 느끼고 있을 고통과 공포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저시 허버트는 말했다.
“나는 어린이들에게,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 신념을 가지라고 말한다. 살려는 의지를 놓지 않는 한 누구에게라도 기적은 찾아올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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