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그림 많이 보면 눈 나빠진다”
美 예일대 연구 “선정적 그림 뇌 자극, 다른 시각정보 인지 방해”
야한 그림에 계속 몰입하는 이들 ‘감정중독으로 실명한 사람들’
미디어다음 / 최용진 호주 통신원
야한 그림을 지나치게 많이 보면 눈이 나빠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호주 통신사 AAP가 최근 보도했다.
선정적인 그림을 자주 보면 뇌가 심하게 자극을 받아 다른 보통 시각정보들을 잘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눈으로 본 것을 뇌가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는 ‘실명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것.
미국 예일대·반더빌트대 공동연구팀은 지난달 발간된 현대심리학 학술전문지(Psychonomic Bulletin and Review)에 발표한 논문에서 “야한 그림을 보면 그 이미지가 뇌 속에 오래 남기 때문에 다음 순간 보는 사물을 잘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주 도로에 설치돼 있는 선정적 광고판을 보도하는 시드니모닝헤럴드. 운전자가 자동차를 몰다가 선정적인 광고판을 보고 나면 잠시 동안 다른 차나 보행자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연구팀 일원인 예일대 데이비드 잘드에 따르면 이는 운전자가 자동차를 몰다가 선정적인 광고판 등에 있는 야한 그림을 보고 나면 그 뒤 잠시 동안 주변의 다른 차나 보행자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실험에 참여한 대상자들에게 수백 장의 사진을 빠르게 보여주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대상자들이 야한 그림을 본 뒤 다음에 나오는 평범한 그림들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게 드러났다.
잘드는 “시각정보는 눈을 거쳐 뇌에서 인지된 뒤 뇌 속에 저장돼야만 비로소 보이게 되는 것”이라며 “실험을 통해 야한 그림들이 다른 시각정보가 뇌에 인지되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험 대상자들 중에는 야한 그림을 보면 볼수록 더 자극적인 그림에만 몰입해가는 이들이 있었는데, 이들의 눈이 나빠지는 정도는 다른 이들보다 더 심각했다”며 이 같은 사람들을 ‘감정중독으로 실명한 이들’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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