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4,

1/156

뷁..

오랜만이다. 에버에버 오는 거.
내가 코마라는 사실조차 가끔은 잊게 되는걸.

오랫동안 글을 안썼어.
정말 오랫동안이야.
'글을 써야해'라는 강박관념 조차 잊고 이렇게 오랫동안 안쓴건 낯선 경험이야.
하루키는 글을 잘쓰기 위해서는 한동안 안써야한다고 하지만
'운명적으로 글을 쓸 사람'이 아닌 나는 글을 안쓰니까 글을 잊어먹게 되더라.

우거진 잡풀 사이에 비죽비죽 솟은 나는
머리 위로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말한번 걸까말까 멈칫거리고 있지.
용기가 없어.

사람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아니, 이전부터 잃었었지.
언제나 얻는 양보다는 잃는 양이 많았지.
하지만 그게 바로 '솔직한 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

가끔 너희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다가도
그렇게 보고 싶어하는 내 모습이 역겨워서 욕지기가 나기도 해.

오늘도 나의 오후는
동굴 속 제 그림자 보면서 앉았다 일어섰다의 반복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