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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현우

Homepage		http://everever.net/utopia

Subject		과거와의 조우

참으로 신기하다.
만나자마자 두근대던 가슴은 고요해졌고
다시 보내고 나니 너무도 서글프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얼굴...
여전히 큰 키...예전보다 한참 덜 예쁘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기억했던 그 모습 그대로...
사람을 좋아하는 법을 알게 하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여자애가
어제는 현실의 평범한 여자애로 다가왔다.
헤어질 때 잠시 손 좀 빌리자고 하고
1분여 손을 잡고 있었다.
어릴적엔 소심해서 말도 못 걸던 녀석이
지금은 손까지 잡고도 아무 느낌도 없었다.
정말로 미친듯이 슬펐다...
가장 오래된 기억, 이젠 희미해진 환상의 마지막
파편조차 지워버리고자 만났건만
사랑이라는 것이 시간이라는 것이 이토록
무의미하고 서글픈 것이라는 사실만을
몸소 체득하고서는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고등학교에 다녀왔다.
음식점 앞에 만 4년동안 붙어있는 유진포스터...
그것조차도 슬펐다...
한낱 포스터 따위도 4년 동안 한결같이 붙어있는데
사람은 이리도 변해
후회하고 한탄한다...
지우고 후회해야할 기억 이제 두 개...
부디 기회가 닿기를...그 때는 정말 펑펑 울 수 있기를...
* 현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9-17 0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