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그냥 한 번 씨익 웃고 나서
기차간에 올라타는 거야.
옆에 있는 꼬마와 놀다가
꼬마가 지쳐 잠들면
너도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고
나도 그동안 노곤해진 몸을 잠시 쉬게 해야지.
눈 뜨면 도착해 있을 그 곳은
아마 새하얀 곳일거야.
그 새하얀 곳에 내리자마자
기지개를 크게 한 번 펴고
또 한 번 씨익 웃자.
통나무 집에 짐을 풀고
맛난 것을 먹으러 가자.
담백하지만 이름은 알 수 없는 나물이랑
찰진 밥알 생각만해도 침이 넘어 와.
그리고 나서 저기 보이는 산을
한참이고 쳐다보자.
근처의 낮은 바위에 나란히 걸터 앉아서
한참을 저 산을 한참을 쳐다보다가
숙소로 돌아가 눈을 붙이자.
푹 자고 일어난 아침은
새하얀 대지에 비친 눈부신 햇살과 같이 시작하자.
아직 덜 깬 눈을 비비고 일어나
꺠끗하게 씻고 근처에 있는 절에 들르자.
조용한 산사에 우리 마음도 깨끗하게 비워
눈 감고 합장 하고 한바퀴 비잉 둘러보자.
귀여운 동자승이 있으면 사진도 한 장 찍고
그리고 무작정 걷자.
맛난 음식, 유쾌한 산책, 자그마한 얘기 하나하나까지도
모두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기차에 오르자.
아쉽다는 생각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맑아진 머리 속에,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 속에
그렇게 다 묻어두고 씨익 마지막으로 웃자.
그냥 문득 이러고 싶어서.
쓰는 내내 씨익 웃으며 말이지.
언제나 처럼 눈물을 살짝 글썽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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