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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rn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잠시

집에 돌아오는 길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아서 놀랐다.

프랑스에서 돌아오던 길도 이렇게 마음 편하지는 않았는데,

차라리 그때는 아쉬웠기 때문일까, 차라리 그때는 짐이 잔뜩 있었기 때문일까.

장교교육대대 안의 나와 이 곳의 나는 다른 인간이었던 것일까.

둘 중의 하나는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까.

두 공간에 각기 존재하는 두 개의 '나'가 과연 같은 존재인지 의심스럽다.

돌아왔다는 느낌보다는 계속 여기 있었다는 느낌.

내일 돌아가 다시 6시 20분에 기상을 하여야 하고,

아니 나는 5시 50분에 일어나 부리나케 준비를 마치고

257명 - 혹은 256명...-의 동기들을 깨워야 한다.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뭔가를 잠시 또 놓고 가야한다는 사실도

슬프지 않다 아프지 않다 아쉽지 않다. 그냥 그런 것이다 -

그런데 다시 또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쓰라린 기분.

그렇지만 사실은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그냥 나머지 40일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우고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돌아오면 되는 거다.

그러니까 사실은 별 느낌 없다고 -.

너무 익숙해진 느낌.

익숙해진 만큼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준비하고 돌아오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다급해지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인가 보다.

뭔가 결정하고 들어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아무 생각없는 이틀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 된 건 사실 꽤 오래 전부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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