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브래드버리 작.
전설적 고전을 도서관에서 찾아내 읽었으나 실망;;
전형적으로 내가 싫어하는 유의 작품이다.
일단 묘사가 너무 많고...재미없다.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떠오르게 한다.
유리알 유희는 읽다가 때려쳤다.
작품의 설정은 재밌다.
책을 소유하거나 읽는 것이 범죄가 되는 시대.
이제 이 사회에는 방화수란 직업이 존재한다.
그들은 책을 불태운다.
방화수 몬태그는 한 소녀를 만나고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그리고 끝내 그는 책 한 권을 훔친다.
그러나 결국은 발각되고 범죄자가 되어 도망친다.
그가 최후에 도망친 곳은 옛 학자들의 집단이고
그들과 함께 하는 동안 도시는 원폭투하로 파괴된다.
몬태그의 아내는 벽면을 티비로 채우고 그 티비 화면에
친척들을 불러내 떠들고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그러나 부부 사이에 대화는 없다.
부인의 친척들을 살펴보면 각각 세 번씩 결혼을 했고
제왕절개한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남편이 전쟁에 끌려가도
신경쓰지 않는다. 죽으면 그것으로 그뿐, 새 남편을 찾으면 된다.
줄거리는 이처럼 매우 간단하다.
브래드버리가 보여주는 디스토피아는 문명의 이기로 가득한
세계이고 그 안에는 개인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소통은 사라졌고 생각하고 사유하는 것은 행복을 앗아가는
사악한 것이 된다.
우리가 이 디스토피아에서 얼마나 떨어져있다고 생각하는가?
읽으면서 하루종일 티비가 켜져있는 우리 집을 생각했다.
그런 우리 집은 이미 나에게 오래 전부터 디스토피아였다.
그리고 이 세상 자체가 이미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소설에서처럼 원폭이 투하되어 순식간에 사라져도 전혀 아쉽지 않게.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책을 잡고있다.
그러나 처세술, 투자법 등의 단순 정보로만 가득한 그 책들 안에는
이미 브래드버리가 보여준 세계가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이미 아무것도 느끼고 있지 않다.
'어떻게'만이 있고 '왜'가 남아있지 않은 지옥. 이 빌어먹을 지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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