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누명 여고생 자살..인터넷 타고 파문 확산
도둑이란 누명을 쓰고 투신 자살한 여고생의 유서 내용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학교측은 가해자로 불리는 학생들에게 등교정지 처분까지 내렸으나 일부 학생들이 이들의 실명과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인천 모 고등학교 2학년 유모(18)양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12분께 인천시 서구 모 빌라 4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6일 숨졌다.
유양은 투신 직전,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가방이 없어졌다고 친구들이 나를 도둑으로 몰았다. 나는 훔치지도 않았는데 친구 7명이 가방을 가져오면 용서해 주겠다고 했고 가방을 찾고 나서는 또 가방 안에 든 물건이 없어졌다며 나를 골탕먹이려고 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또 뛰어내린 옥상 벽면에는 "엄마, 미안해. 무서워서 죽어버릴 거야"라는 유양의 혈서도 발견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측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8일까지 관련학생 7명에게 등교정지 처분을 내렸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양의 학교 친구들은 지난 11일 "유양의 원한을 풀어 줘야한다"며 한 포털사이트에 유서 내용을 공개하고 사이버 서명운동까지 벌이면서 유양의 소식은 온라인을 타고 급속히 퍼져 나갔다.
현재 유양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하루 2만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찾고 있고 서명운동란에는 5천300여명이 쓴 댓글이 달려 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가해 학생들을 응징해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실명과 사진을 올리고 있어 제2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학생 7명의 신분이 노출돼 전학도 가지 못할 상황까지 처하게 됐다"며 "또다른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관련 학생들이 폭력을 행사하지 않아 처벌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며 "경찰의 수사과정을 지켜본 뒤 처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유양의 유족들은 지난 9일 검찰에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를 제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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