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약빨고 쓴 MT[공지]"를 날렸다.
다들 재밌다고 했지만 실은 정말 약이라도 빤 것 마냥
반쯤 정신을 놓은 상태에서 쓴 글이었다.
물론 이젠 반쯤 정신을 놓아도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할 정도로
어리지는 않다. 그리고 사실 나는 이 MT를 정말정말 기다리고 있다.
오랜만에 가는 MT이기도 하지만 지루함의 극치인 이 삶 속에서
그나마 가질 수 있는 일탈이기도 하고, 한동안 오히려 사생활보다
더 힘이 되었던 회사생활이 언젠가부터 신경쇠약의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신경쇠약이냐면 신경쇠약을 신경쇄약으로 썼다가
충격을 받고 바로 네이버에 검색하는 동안 노태곤한테 지적받을 정도랄까.
효선이가 와인 싸게 파는 거 구매대행 해준다고 공지를 돌렸는데
샤스 스플린이 있었다. 물론 한 번쯤 마셔보고 싶긴 하지만
샤스 스플린이 무슨 뜻인지 알려 줄 생각이 드는 사람도 없으니
나중으로 미뤄야겠다고 생각하며 몬테풀치아노 구입.
토스카나 와인은 키안티 끌라시꼬 밖에 안 마셔서 기대된다.
하도 여자 보기를 돌같이 했더니 게이 소리에 이어 이제는
선비 소리까지 듣는다. 과장님은 네 나이 때는 즐겨야 한다고
걱정스럽게 말씀하시고, 매주 보는 동기들은 왜 그렇게 사냐는데
그럼 뭐하나 여자친구도 안 믿어주던 진실함 따위.
근데 원래 이렇게 생겨먹어서 하고 싶어도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이제는 체념한 지라 뭐...
주말부터 말 키우는 게임을 하고 있다.
지난 주까지 미친듯이 책을 먹어치우던 사람은 어디갔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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