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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Giverny

Homepage		http://everever.net/utopia

Subject		지금 너에게 간다

초조하게 직진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리에 차는 한 대도 없었다.
그러나 바보같은 신호등은 한참을 바뀌지 않고 있었다.
차 안에 가득한 음악도 왠지 단조롭게만 들려왔다.
언제라도 엑셀레이터를 밟을 수 있도록
초조함을 못 이기고 오른발 뒷꿈치를 고정시킨 채 건들거리고 있었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신호를 기다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는 때는 더더욱 그러했다.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신호가 한참을 바뀌지 않자 성질이 나기 시작했다.
그냥 엑셀레이터를 밟고 싶은 기분이었다.
신호등이 망가진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것 같았다.
밟아야 하나.
그럴 수는 없었다.
결국 차선책으로 엑셀을 밟으며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었다.
법은 위반하지 않았다.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으면 우회전은 상관없다.
좌회전은 안 되지만 우회전은 상관없다.
진작에 이 길을 택했어야 했다.
굳이 뒤를 돌아 신호등이 그새 바뀌지는 않았을까 확인하지는 않는다.
이미 핸들은 오른쪽으로 꺾여 있고 차는 달리고 있다.
지금 너에게 간다.

* 현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6-08 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