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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님께서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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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군

  현우군 안녕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홈은 더 이뻐졌다. 깔끔한거 좋아하니까. (내 홈은 너저분하더라도 말이지)

  요 며칠간은 계속 수신 사양이었어.
  나우도 그렇고, 메신저도 그렇고.
  항상 수신사양, 항상 다른 용무 중이지.
  누군가가 말을 걸어도 나는 껍질 안에 들어앉아서,
  '난 없어, 난 이 자리에 없어' 라고 중얼거리면서,
  '다른 용무 중'이라는 그 얍샵한 말 뒤에 숨어버렸지.

  그러나 정말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거야.
  누구와도.
  네게도 그런 날들이 있겠지. 그렇지?

  어제는 지극히 평범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어둠 속의 도둑고양이처럼 눈을 빛내며 상대를 물색했지.
  그리고 한번도 대화나눠본 적 없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었어.
  그 때는 적어도 그 사람이 날 알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 말이야.

  다행스럽게도 기분이 허해진 채로 혼자서 밤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어.
  이런저런, 나같지 않은 대화를 나누더라도
  귀를 때리는 음악 속에 우두커니 있고 싶진 않았으니까.

  우왕좌왕하더군, 사람들은.
  미국에 계신 이모네에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회선이 폭주해서
  연결되지 않았어.
  두근두근거렸지. 죽은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을 보면서
  뭘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우리 착한 현우군은..
  가슴아파 하고 있었구나.
  오래전에 네가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꿈에 대한 얘기였지, 아마.
  네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얘기.
  생각났어. 네 글을 보면서.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

  life goes on..
  인생은 계속되고
  이곳에 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가야 해.
  너도 나도, 그들도.

  힘내, 현우군.
  힘내.

  ps
  그 사람이 물었지. 지극히 평범한 대화란 것이 어떤 거냐고.
  그래서 내가 대답했어.
  내 얘기가 들어가 있지 않은 대화라고.

  뭘 두려워하고 있는 걸까, 나는.

  file : the shadow of your smile - astrud gilb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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