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집에 어머니가 안 계셨다.
오빠로서 넘치는 애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나는 볶음밥 2인분을 했다.
간만히 전용 앞치마를 두르고 산뜻한 기분으로 부엌을 개판으로...;;
그런데 그런데 동생은 '안 먹어'라고 친절한 대답을 -_-
나는 너무도 슬퍼서 2인분을 다 먹어버렸고.............잠들었다;;;
일어나 보니 새벽 3시...축구 보고 신문 보고 천천히 레폿을 쓰니 7시 30분.
학교에 일찍 가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기에 메가박스로...
이상이 오늘 엑스맨 3를 보게 된 배경-_-;;;;
가기 전에 여러 사람들의 평을 읽어봤는데 오늘 감상한 바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
내가 본 악평 중 기억에 남는 것은 '할 베리의 비중이 작다',
'엑스맨들의 고뇌는 없고 액션만 있다' 였다.
첫번째 평의 경우 도대체 할 베리의 비중이 왜 높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실제로 영화를 보니 결코 작지 않다.
두번째 평 역시 전혀 납득 불가한 이야기.
엑스맨 시리즈는 정체성과 공존에 대한 고뇌를 담고 있다.
1편은 울버린 개인의 고뇌. 그러니까 아픔을 참아내며 자신의
무기를 꺼내는 자신, 그리고 그 때문에 괴물 취급을 받는 울버린
개인의 고뇌를 다룬다. 그는 마침내 엑스맨들 속에 녹아듦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
2편은 울버린이 속해 있는 엑스맨 그룹의 고뇌를 다뤘다.
인간은 뮤턴트들을 미워하고 두려워하고 메그니토가 지휘하는
브라더후드는 그런 인간을 증오한다. 그 사이에 놓인 것이 엑스맨이다.
그들은 양자 사이에 끼어 괴로워하면서도 자신들의 자리를 지킨다.
오늘 본 3편은 인류 전체의 고뇌를 다룬다. 찰스와 매그니토는
인류 진화의 끝을 보기를 원했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진'이다.
2편에서 죽은 줄 알았던 진은 살아 돌아오는데 억누르던 이면의
인격이 그녀를 지배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파괴적인 충동이다.
이때 인간들은 뮤턴트들을 '치료'한다며 큐어라는 약을 개발한다.
뮤턴트들은 이에 분노하고 매그니토는 뮤턴트들을 규합해서
큐어를 없애고 인간들 또한 없애려 한다. 엑스맨들은 여전히
양자 사이에 끼어 있다. 그래도 그들은 정의를 선택한다;;;
이 구조 자체는 그다지 입체적이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는 뮤턴트들 또한 하나의 인간일 뿐이라는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예쁘지도 않은데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는
우리의 '로그'는 뮤턴트들의 힘을 흡수하기 때문에 남자 친구와
키스는 커녕 손도 잡을 수 없다. 그런 그녀는 자발적으로 큐어를 맞는다.
결국 누가 정상, 비정상을 구분할 수는 없는 것이며
각자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이라는
써놓고니 참 평면적인;; 주제가 나타난다.
이 영화의 주제가 거창하다고 말하면 사실 그것은 거짓말이다.
이 영화의 장점은 화려한 액션과 적당히 진지한(단순하지만) 주제가
상호보완적으로 잘 나타난다는 점에 있다. 특히 3편은 군더더기도
전혀 없는 편이다. 물론 로그가 갈등하는 부분이 너무 짧아서
별로 감정이입이 안 됐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키티 정말 귀엽다-_-b
뮤턴트들의 고뇌, 엑스맨들의 선택, 로그의 선택은 충분히
심각하게 생각할 거리들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소위 작가주의
영화들에서 나타나는 별로 공감할 수 없는 심각하기만한 주제의식보다는
훨씬 인생에 유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최고의 장점은 역시 액션이다.
특히 CG와 액션 및 설정 등은 여태까지의 영화 중 최고라 하겠다.
마지막의 섬뜩한 반전(사실 반전이라 할 거는 못 되지만),
매그니토의 카리스마(이상한 투구만 안 쓰면 참 좋겠다-_-)도 참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별 다섯 개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나저나 이번에 바뀐 감독은 여자들 옷 야하게 못 입혀서 안달인 듯.
어쨌거나 별 ★★★★★ 내 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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