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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내기 위한 작은 약속에도 이토록 수많은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미국은 생산을 감축할 여력이 없고, 중국은 성장동력에 연료를 계속
넣어야 하고, 인도나 브라질 같은 나라들은 지금까지의 사태에
별다른 책임이 없음에도 여태 이익을 누려온 선진국들과 같은
제약을 받아들이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
요컨대 소위 말하는 공유지의 비극이 다시 또 재현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그것이
개별국가의 입장에서는 마뜩치 않은 것이다.
나는 선진국들과 개발도상국들에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야 빈곤을 탈출하는 나라들에게 선진국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아직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을 개발할 여력도 없고, 설사 개발한다고 해도
엄격한 제한 하에서는 뒤늦은 성장에 한계를 맞이할 것이다.
따라서 국민소득 같은 지표를 통해 구간을 설정하고 구간 별로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커다란 문제점 두 가지가 존재한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동시에 이산화탄소 발생의 최대 주범인 미국이
경제침체로 생산을 감축할 여력이 안 될 뿐더러 교토의정서를
무시할 만큼 뻔뻔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제적 공조를 통해 미국에 적절한 압력을 넣지 않으면
안 될터인데 현재 타국가들 간에도 전혀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전망은 암울하기 그지 없다.
다른 한가지는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중국과 인도가 이머징 마켓의
선두 주자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산업은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 있고
그에 맞춰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게다가 현재
비공업 인구가 경제구조 재편에 따라 도시로 유입되고, 소비 여력이
생기고 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욱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도 양 국가의 인구는 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요컨대 '인구 증가'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그 어떠한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 광물자원은 결코 무한하지 않으며, 증가하는 인구를
위한 식량생산을 위해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초지가 사막화되는
현실 속에서 지구상의 인간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방관하는 것은
근본적 문제를 도외시 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 하겠다.
물론 인구 증가를 국가별로 제한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국가별로 인구증가 제한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별로 인구증가에 대한 페널티를 주고 거기서 마련된 재원으로
빈곤국 개발이나 환경 문제 대처에 나서는 것이 옳다고 본다.
재밌는 것은 UN에서 기후변화협약을 주도하는 것이 우리나라라는 점이다.
그러나 나는 이 부분은 블랙코메디라고 본다.
정책적 문제가 기술적 문제를 떠나서 우리나라 국민의 행태를 보면
결코 친환경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에너지 소비지향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여름에 에어컨을 최저 온도로 맞춰놓고 옷을 덮고 있는 다거나
겨울에 집안을 뜨뜻하게 하고 반팔로 돌아다닌다거나 하는 것을
과연 정상이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경차보다 대형차가 선호되고, 귀찮다고 컴퓨터를 켠 채 퇴근하는 것이
일반적인 국가에서 어떻게 기후변화협약을 주도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에너지나 환경에 대한 의식이 조금도 없으면서
그 책임을 모조리 선진국이나 중국 등에 쉽게 전가해버린다는 점이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
지금 조금도 절약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막상
협약이 체결되고 10년 내 올해 대비 20% 감축 등의 제한이 걸린다 해도
지금 무책임하게 하고 있는 행태의 일부를 고치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극의 얼음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노할 일이 아니다.
캐나다 북부 항로가 생겼다고 마냥 신기해하거나 심지어
기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욕할 일도 아니다.
동남아에 쓰나미가 발생한다고 구호품을 보낼 일도 아니다.
결과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 근본적 원인에 자신이
일조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면 지구는 결코 구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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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의 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