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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Giverny

Homepage		http://everever.net/utopia

Subject		[감상] 다윈의 라디오

리쳐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과 이 소설을 연달아 보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진화론에 대한 교양서를 본 직후에 진화론에 반기를

드는 소설을 읽다니 우연도 이렇게 재밌는 우연이 없다.

그러나 소설은 그다지 재밌지 않았다-_-;

초반 200여 페이지를 70여 페이지 정도로 줄여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

일단 묘사가 많은 것도 많은 것이지만 정신없이 쏟아지는

유전학 용어에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과학적 정합성에 충실한 SF를 하드 SF라고 하는데

이 작품은 하드SF 중에서도 아주 충실한 하드 SF다.

이 정도로 충실한 작품은 그렉 이건의 쿼런틴 정도 밖에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생소한 과학지식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라도

쿼런틴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쿼런틴은 몰라도 꾸역꾸역 읽어나가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고

심지어 배경과 과학에 대한 이해도는 훨씬 떨어져

줄거리를 못따라잡고 헷갈려할 정도였으나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었다.

다행히 200여페이지를 넘기면 읽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이제부터 소설은 로맨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에릭 시걸의

닥터스 마지막 부분을 연상시킨다;;;;

갑자기 달라진 호흡에 적응하기 다소 힘들지만 한편으론 안도의 한숨.

무려 700여 페이지나 되는 이 소설의 주제는 결국

단속론과 돌연변이설이다. 그러니까 진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세대에서 갑작스레 일어난다는 것인데

다윈주의와 거의 대척점에 서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요즘 책 읽기가 힘든데 이 책 읽은 후유증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