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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현우

Homepage		http://everever.net/utopia

Subject		첫 해가 뜨기 전, 아직 마지막 달은 지지 않았기에

저무는 해에 기대어 눈을 감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눈을 감았으니까.
그러면 너는 내가 마음을 닫았기 때문이라 말한다.
내가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 말한다.
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
그렇게 눈을 감고
달빛에 비껴 서 있으면
비로소 나는 네 얼굴을 바로 본다.
눈을 떴으니까.
그러면 너는 잠에서 깨어나 나에게 말한다.
나는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너는 나에게 사랑한다 말해달라 하고
나는 너에게 아름답다 말을 한다.
너는 나에게 아름답다 말해달라 하고
나는 너에게 사라지라 말을 한다.
네가
저무는 해 앞에서 말 없이 내 옆에
기대어 서는 순간까지,
달빛에 숨쉬며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곤히 잠드는 그 시간까지
나는 말이 없다.
네가 원하는 대답은 하지 않는다.
빛은 눈꺼풀을 뚫고 지나쳐 눈동자에 닿았지만,
나의 대답은 시간을 뚫지 못하고 네 곁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