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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님께서 남기신 글

bonne nuit

고등학교 때
시험 때만 되면 갑자기 피아노가 치고 싶어졌었어요.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피아노를
잔뜩 굳어진 손으로 두드리면서
몇 시간인가 줄곧 쳤었던 기억이 나요.
명곡집, 모짜르트, 슈만, 바흐
칠 수 있는 건 다 치고 나서야 겨우
이제 공부해야지 했던 생각이 나요.

오늘은 발표가 있어요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쓸만한 자료가 전혀 나오질 않아요
가지고 있는 거라곤
작가가 쓴 불어로 된 텍스트 하나.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에 대한 텍스트 하나.
턱없이 부족한 실력으로 번역할 생각을 하면 막막하지만
해야겠지요
이렇게 총총 글쓰고 돌아다니다가
결국은 다시 파워포인트 하러 가겠지요.

결국 어제 잠은 4시 반쯤부터 8시 반까지의 아침잠.
유익한 대중예술의 이해 시간에 졸았던 것.
버스타고 집에 오면서 졸았던 것.

곧 저도 과도수면시리즈에 합류할지 모르겠어요.

현우	나 자신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월요일에 써낸 레포트에 썼어. 실은 마구 써내려간다는 것 마저도 세상의 논리에 따르는 것 뿐 아닐까 문득 두려워지네		2005/06/02
유리	응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지만 사실은 누군가는 꼭 알아주었으면 하는 기분도 저 깊은 어떤 곳에 숨어있다고 생각하지요- 세상의 논리이기 이전에 나의 의지라면 어떨까요, 으음, 그렇지 않으면 저도 두려워지고 우리는 13인의 아해가...-_-; 흐흣. 힘내요.		200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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