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번 입시안은 어처구니 없기 그지 없지만
자기 자식은 똑똑하다고 믿는 부모들이 가장 큰 문제다.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왜 이 모든 논의 속에 언제나 '좋은 대학, '사회적 성공'은
당연한 전제로 깔려 있는 것일까.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평온한 마음을 가지는 법'을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학문을 하고 싶고, 더 배우고 싶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저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둘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쓰잘데없는 입시 공부에 치이지 않는다면,
그 우스운 사회의 기준에만 얽매이지 않는다면,
너는 아름다운 음악과 아름다운 글과 아름다운 그림에 묻혀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겠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좋은 부모가 되기에는
나약하고 변덕스러운 나 자신보다도
내 아이와 함께 자랄 아이들의 부모될 사람들이
지금도 내 눈 앞에서 '안정된 직장'과 '부'를 향해서만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돈이 전부가 아니야'라 하는 것은 '1%쯤 다른 것도 고려해'란
말로 밖에 안 들린다. 자신 없다. 결국은 내가 욕하는 사람들과
별 차이 없이 '2%쯤 다른 것도 고려해'라고 말하고 있는 나로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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