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이었고
>거실 한쪽 벽을 거의 다 차지하는 창을 열었음. -그랬고
>박태기 나무와 라일락 나무에 꽃이 잔뜩 열렸음. -이랬고
>파리 한 마리. -가 알짱거렸고
>맘비가 뒤척이는 소리. -울 개-_-끼 움직이는 소리가 창문을 타고 들렸고
>살짝 부는 바람. -이 창 밖으로 보였고
>배경음악 - Chopin Polonaise- Horowitz. -을 오디오로 틀어놨고
>세탁기 돌리는 소리. -들리고
>물 틀어진 소리. -들리고
>약간 번잡한 책상. -이 좀 멀리 놓여져 있고
>중국어 책. -이 아마도 그 책상 위에 펼쳐져 있을 것이고
>미학 오딧세이2권. -도 읽다 말았기 때문에 중간쯤 책갈피가 꽂혀진 채로 책상 위에 놓여져 있을 것임.
>회색 원피스. -를 입고 있었고
>맨발. -을 하고 있었고
>낑깡. -을 한개 입으로 우물거렸고
>핸드폰. -이 역시 벨소리를 기다리며 책상 위에 놓여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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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흠.
>언어는 정말 필요악이다. -의미를 제한해버리니까. 하지만 언어가 없으면 그 제한된 의미조차 전달할 수 없잖아.
>비트겐슈타인. -아까 읽던 '미학오딧세이' 중간에 나왔음.
>논리실증주의. -비트겐슈타인이 창시해낸 유파가 논리실증주의라고 함. 철학을 헛소리라고 말한 점에서 마음에 들었음.
>마그리뜨. -'미학 오딧세이'2권의 메인 아리스트이다.
>르네. -르네 마그리뜨.
>데카르트. -데카르트 이름도 '르네'라고 한다.(지난주 금요일 경 김영건 씨가 가르쳐줬다.)
>에셔. -이건 '미학 오딧세이'1권의 메인 아리스트.
>김현우. -내가 '미학 오딧세이' 들고 있는 것 보고서 다른 출판사 책의 디자인이 더 좋다고 말했었지만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이 도판이 크고 싸게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좋다고 말했었다. 몇십분 전 인터넷 서점들을 돌아다니며 책 디자인을 확인한 결과, 역시 난 내꺼가 좋다.
>최요환. -어제 같이 동대문 갔었음. 나더러 '우울'이랑 어울린다고 말했음.
>페이퍼. -요환이랑 마주치면 언제나 페이퍼 얘기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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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 눈물을 이해할까. -어제 두번 눈물을 흘렸음. 나조차 이해하기 힘든-혹은 이해하기 싫은 눈물을 '그'가 이해할 수 있을까? 아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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